11. 19. 월요일 여행일지(4) - 아키하바라, 큐슈 쟝가라 라멘
신바시역에서 서브웨이 티켓으로만 아키하바라를 가려면
아키하바라역(여기는 JR 전철역이다)이 아닌 스에히로초 역으로 가야한다.
이때만 해도 그냥 일반 오피스가처럼만 보이지만..
돈키호테를 필두로 뭔가 알록달록한 간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우 심상치 않은데?
AKB48 극장이 있는 아키바 돈키호테.
실제로 단순히 잡화점 돈키호테가 아니라 게임센터도 있고 그런 복합 쇼핑몰처럼 꾸며놓은 모양이다.
극장 간판에는 프로듀스48에서도 많이 봤던 애들이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이즈원에 일본 애들이 한 두어명 더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애초에 아키하바라가 용산 전자상가처럼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팔던 데서 상권이 만들어진 곳이라
아직도 건물들 대다수는 전자기기 가게로 남아있었다.
소프맙 내부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하이엔드라고 할만한 컴퓨터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보인다....
여기가 아키하바라입니다.
가게 몇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일단 민망해서 오래 있지를 못했다.
혼자 덴덴타운은 잘 돌아다녔는데, 친구랑 같이 다닐라니 영 민망했다.
대신 친구도 유희왕을 좋아해서 유희왕 카드 전시해놓은데서는 그나마 같이 구경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어흑 마이깟..
대충 둘러보다가 이른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아키바는 큰 거리 바깥에도 이렇게 골목골목에 가게들이 많이 있다.
'굳이' 덕질이 목적이 아니더래도 이렇게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본능적인 민망함은 어쩔 수 없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아키바에서 유명하다는 큐슈 쟝가라 라멘.
아니나다를까 웨이팅이 있었다.
[세계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의 골목길. 여기에서 큐슈 쟝가라 라멘이 태어났습니다.]
제법 거창한 소개문구가 인상적이다.
들어가는 고명도 인상적인데, 단순히 챠슈가 아니라 아예 통삼겹이 들어간다는 것과
명란젓이 들어간다는 게 특이했다.
메뉴는 대충 보면 많이들 찾는 쟝가라라멘 외에도
간장 육수도 있고, 비빔면도 있고 한 모양이었다.
34년 된 전통(?)있는 가게.
저기 사진에 등장하는 점원들은 가게에서 다 일하고 있었다.
가게 내부는 여느 작은 라멘집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조.
생강절임하고 갓무침은 무료로 넣어 먹을 수 있다.
내가 시킨건 가장 기본인 '젠부하이리(기본 고명 다 들어간 것)'.
통삼겹, 명란젓, 계란이 들어있다.
예전에 후쿠오카에서 돈코츠라멘에 크게 데인 이후로(그렇게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돈코츠라멘에 되게 안좋은 감정이 남아있었는데,
요기 라멘은 무난하고 덜 기름진 느낌이었다.
오사카 카무쿠라보다 더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역시 돼지국밥을 먹고 와서 조금 익숙해진걸까??
삼겸살도 맛있는데, 들어있는 명란젓이 참 기가막혔다.
전체적으로 간이 삼삼한데 명란젓이 간을 맞춰주는 느낌이 좋았다.
먹고 나서 다시 같은 거리에서 찍은 사진.
그래도 난생처음 아키하바라인데 이렇게 돌아가긴 아쉬워서
친구한테 30분만 구경하고 오겠다고 시간을 빌려서 길을 나섰다.
그리고 이게 고생의 씨앗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