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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18. 일요일 여행일지(3) - 시부야 스크램블, 타레카츠 (부제 : 사람잡는 생강)
    탁마_旅/`18. 11 Tokyo 2019. 1. 10. 22:03

    하라주쿠에서 시부야는 걸어서 한 20분? 정도 걸렸다.

    사실상 거의 붙어있는 동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같은 촌놈한테는 걸어다니면서 도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도시 사시는 분들은 서울이랑 다를게 없는데?라는 탄식을 하실 수도;


    걷다보니 시부야에 도착했다.

    빌딩 로비에서 공원소녀가 쇼케이스를 하고 있었다.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도쿄 구석구석에서 K-POP 아이돌 행사가 보였다.

    꽤 인기 있는 모양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뭔가 싶어 들어가 볼랬더니 통제요원이 주변을 인솔하면서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많이 흥했나봐.. (인제 아이돌 잘 모르는 아재)


    시부야 타워레코드.

    나중에 여기를 안 들른 걸 후회해야했다.


    오사카 여행갔을 때 손수건 샀던 마루이백화점이 시부야에도 있었다.

    처음엔 저걸 대체 어떻게 읽는지 몰라서 '오아이오아이'로 불렀었다.

    잘 보면 또 '이이' 같아 보이기도 하고 ㅋㅋ


    시부야의 첫 여정은 시부야 스크램블 구경하기.

    흔히 현대 일본을 표현하는 모습으로 많이 등장하는, 대각선 횡단보도에서 쏟아져나오는 사람들.

    그걸 구경하러 횡단보도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갔다.

    경치 잘 보이는 시부야 스벅은 츠타야 건물에 있다.

     주문은 1층에서 받고, 2층에 좌석이 있는 시스템이었다.


    1층에서 본 횡단보도 부근.

    이 때부터 인파가 굉장할 거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주문한 음료는 진저라떼. 여기까지 와서 아메리카노는 좀 심심할 것 같고

    내가 워낙 향신료 계열의 향을 좋아해서 주문했다.

    스크램블을 보러 왔으니 당연히 2층을 가야되지 않겠는가 싶어서 2층을 올라갔는데,

    사람 생각이 다 똑같지 뭐. 2층 창문가 자리는 만석이었다.

    하릴없이 안쪽 테이블에 앉았다.

    어이구야 창문 자리를 가야 의미가 있는데 이걸 어떡하냐 하면서 라떼를 한 모금 쭉 빨았는데

    세상에 그 맵싸한 생강 향은 안나고 생강의 쓴맛이 콱!하고 올라왔다.

    하다못해 단맛이라도 나던가! 들쩍지근한 맛이 영 입안을 맴돌았다.

    그나마 나중에는 먹을만했지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그게 액땜이라도 된 건지

    외국인 한 팀이 창문가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보여서 재깍 자리를 차지했다.

    드디어 스크램블 제대로 볼 수 있겠구나 하면서 서로 신이 났다.

    저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파란불과 함께 우루루 튀어나오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과연 대도시의 상징으로 삼을만 하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스크램블 구경도 마치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점심으로 정한 건 토리카츠.

    안 봐서 모르겠는데, 백종원의 스푸파에 나왔던 가게라고 했다.

    가게는 생각보다 시부야에서 안쪽? 약간 허름한 골목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해있었다.


    시부야 109쪽으로 쭉 언덕배기를 올라오다가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거리가 좀 엄해서(..) 후다닥 이동했다. 


    가게 외관을 처음보면서 '진짜 여기 밥집 맞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어디 외부로 나와있는 가게가 아니라

    반지하로 깊숙이 들어가야되고 그마저도 다른 가게들에 가려져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배기에 위치해있었기 때문이었다.

    (건물 초입에는 무슨 선거 포스터만 붙어있어서 흡사 어디 허름한 사무실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건물 '내부'에서 찍은 사진.

    '이 안쪽에서 좌측으로'라는 표지판이 가게가 얼마나 깊숙이 있는지를 보여주는듯하다.

    그렇게 어찌저찌 찾아들어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사장님 내외로 보이는 두 분만 가게를 지키고 있었는데,

    들어가려하니 손을 내저으면서 돌아가란다. 오늘은 쉬는날이란다.

    결국 문전박대를 당하고 플랜B를 찾아 떠났다.

     비까지 슬금슬금 내리기 시작해서 서둘러서 밥부터 먹자며 핸드폰 검색부터 들어갔다.


    플랜B는 타레카츠였다.

    니가타식 카츠동이라는데, 나름 맛집이라길래 서둘러 들어갔다.



    시부야 마크 시티 근처에 있다.

    약간 먹자골목 느낌의 거리에 있다.


    정갈한 모양의 간판이 인상적이다.

    자리는 딱 두자리 남고 나머지는 만석이었다.

    나중에 보니 또 웨이팅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 분위기는 조용한 스타일의 전형적인 일본식 점심밥집.

    티비도 없고 직원들 목소리만 웅얼웅얼 들리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의외로 관광지 맛집이었는지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또 혼밥족들도 많이 보였다. 메뉴부터가 혼밥에 최적화된 메뉴지.

     

    메뉴는 타레카츠동, 새우동, 카레 등등이 있었다.

    친구와 나는 아마 두배짜리 카츠동을 시켰을 거다.

    두배짜리는 돈까스가 4장 얹혀진 카츠동이 나온다.


    나에게는 일본에 약간 환상(?)을 품게 만드는 음료수들이 있다.

     바로 메론소다와 우롱차, 그리고 진저에일이다.

    마침 메뉴에 진저에일이 있길래

    '그래 아까는 생강맛이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거야.'

    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진저에일을 시켰다.

    비주얼은 영락없는 고깃집 사이다였다. 내용물만 진저에일이었고.

    한 모금 들이키는데, 

    오 마이 갓.

    진저라떼가 생강의 쓴맛이 너무 강했다면,

    이건 생강의 쓴맛을 탄산에 섞어서 목구멍을 때리는 느낌이었다.

    진짜 단맛은 거의 없고 말 그대로 괴악한 맛의 음료였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었다. 아니다에 한표!


    여튼 빨리 입가심을 하기 위해 밥이 나오기만 기다렸다.

    그렇게 등장한 타레카츠동.


    돈까스가 거무튀튀한데

    이게 돈까스에 소스를 발라서 이런 빛깔이 나오는 것이었다.

    보통 돈까스는 소스를 뿌려먹지만, 여기는 아예 이런식으로 나왔다.


    미소시루. 심플 이즈 베스트.


    시키면서도 돈까스가 4장이나 나온다 하니 '이걸 다 먹겠나?' 싶었는데,

    돈까스가 의외로 얇은 편이다. 흔히 돈까스 식당에 나오는 돈까스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오히려 두배로 안 시켰으면 뭔가 허전할 정도의 양이었다.

    (앞서 축제에서 그렇게 먹고 또 먹는 상황인데도 그랬다)

    그리고 소스가 간이 좀 세게 되어있어서 그랬는지 꽤 짠 편이다.

    밥과 매치를 잘 시켜서 먹어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듯하다.


    한끼 든든히 먹기 좋은 곳이었다.

    플랜B로 간 곳 치고는 맛도 무난했고, 특히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먹고 나서 세번째 여정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시부야가 겁나 복잡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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