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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18. 일요일 여행일지(4) - 시부야 스트림, 요요기 공원
    탁마_旅/`18. 11 Tokyo 2019. 1. 15. 01:10



    사실 이 때부터 이날 도쿄에서 저녁까지 할 만한 일정은 다 끝났다.

    오히려 점심먹고 바로 일정이 끝나서 시간이 붕 뜨게 됐다.

    원래라면 쇼핑도 좀 하고 할 생각이었는데, 이 친구를 데리고 뭔가 사러가기도 그렇고 해서

    시부야에서 유명하다는 곳 몇 군데를 더 들렀다가 이동하기로 했다.

    먼저 간 곳은 진짜 최근에 지어졌다는 시부야 스트림(stream).

    아직 건물에 입점도 다 안됐을만큼 새삥 쇼핑몰이었다.

    바꿔말하면 여기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해서 내부는 안 들어갔다는 소리다.


    스트림이라는 이름은 바로 요 개울 때문이었다.

    옛날에는 청계천처럼 여기도 복개를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도심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도로를 걷어내어 개울을 정비하고

    그 옆에 쇼핑몰을 지은 것이 지금의 시부야 스트림이라고 한다.

    소문에는 구글 일본 지사가 이 빌딩에 들어온다는 얘기도 있더라.


    쇼핑몰 통로에는 몇몇 카페 같은 가게들이 있고

    야외에서는 공연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또 시부야 역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육교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올라가는 길에 '오후의 홍차'(삿포로에서 내 생명수가 되어주었던 그 음료)의 팝업스토어도 보였다.

    따지고보면 데자와같은 건데 그걸 직접 밀크티처럼 만들어서 파는 장면을 보니 꽤 신기했다.

    어쨌든 시부야역으로 가기 위해 이동했다.


    다른 블로그 글을 보면 아직 정비가 덜되어서 그런건지

    물냄새가 심하다는 글이 몇개 보였는데, 확실히 물비린내가 나긴했다.

    하지만 악취라기보다는 그냥 옆에 개울이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정도?

    가을이라서 좀 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원한 물이 옆에 있으니

    걸으면서 숨 쉬기가 조금 편해진 느낌이었다.


    시부야 역 광장에 있는 하치 동상.

    여기서 주인을 늘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주인을 따라 같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하치의 일화가 담긴 동상이다.

    생각보다는 크기가 더 작았다.

    옛날에는 여기가 흡연구역이었다는데, 지금은 그냥 포토 스팟&약속 장소로 많이 쓰이는 듯 했다.

    시부야 스크램블에 서서 한 컷.

    건너편에 아까 사진 찍었던 스벅이 보인다.


    이 이후로는 츠타야-빌리지뱅가드-로프트 이렇게 구경했다.

    원래 짜놓은 계획은

    1. 츠타야 서점에서 전공 서적 찾아보기

    2. 빌리지뱅가드 시부야점에서 장난감 구경하기

    3. 러쉬 매장 가서 쇼핑하거나 아니면 필요한 쇼핑하기였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일정이 되어버렸다.

    1. 츠타야에는 그냥 일반 쇼핑몰 서점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찾아볼만한 전공 서적이 없었고,

    2. 본점이라 기대를 많이했던 시부야점은 다른 지점하고 큰 차이점이 없었고 오히려 뭔가 부족했으며,

    3. 로프트는 러쉬 매장을 못 찾아서 그냥 구경이나 하자고 막 들어간 곳이었다. 그것도 헤메면서.


    이렇게 빈 시간을 채우듯이 돌아다니다보니 그런 여행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나 친구나 지치면서 짜증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직접 화를 내자니 서로 이 여행이 망가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러지는 못하는 상황;

    지금 생각하면 친구한테 굉장히 미안한 순간이었다.

    계속 마음을 가다듬으며 원래라면 시간 일정 상 맞지 않아서 못 갔을 요요기 공원을 가자고 했다.

    사진이 없는 것만 봐도 이 사이의 일정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요요기 공원은 시부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다.

    대신 야트막한 언덕길을 계속 올라가야한다.

    워킹 트립에 걸맞는 여행이 계속 되고 있었다.


    요요기 공원에 도착했다.

    메이지신궁 외원이 은행나무길이었다면, 요요기 공원은 단풍나무길이었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올림픽 공원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원래 계획에는 요요기 공원도 들어가 있었다.

    찾아보니 이 날 요요기 공원에서 스페인 축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

    그래서 둘째날 컨셉을 아예 축제 투어로 잡고 놀아볼까 생각했었는데,

    그러면 아예 도쿄 시내를 못 돌아다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요요기 공원은 계획에서 뺐었다.

    근데 시부야에서 그 꼴이 날 줄은 몰랐지.. 그냥 컨셉 확실하게 잡고 갈 걸 그랬지..


    거대한 닭갈비팬에 빠에야가 있었다.

    지금 보면 되게 맛있어 보이는데, 

    타레카츠로 배가 너무 그득해진 시점 + 서로 말 꺼내기도 지친 상황이 겹치면서

    뭔가 먹을 생각을 1도 못했다.


    저 플라멩고 추실 것 같은 여성분이 스페인분인데 일본어를 되게 잘해서 깜짝 놀랬다.


    은행나무 축제가 일본 전국 노점 앞에 줄을 섰다면

    여기는 스페인 노점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구경만 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에 보이는 벤치에 걸터앉아 한참을 쉬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그제서야 말을 꺼냈다.

    '... 신주쿠 가자. 밥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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