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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18. 토요일 여행일지(4) - 동양정 아베노하루카스점, 패밀리마트
    탁마_旅/`17.11 Osaka 2018. 1. 24. 23:33

    찾은 가게는 바로 교토에서 유명하다는 함박스테이크집, 동양정(東洋亭, 토요테이)이었다. 여기 함박이 그렇게 유명하다는 얘기만 들었지 가보지는 못했는데, 마침 하루카스에 가게가 있단 얘기를 듣고 좋은 기회다 싶어 저녁 식사를 여기로 정했던 것이었다.

    저녁시간이라고는 했지만, 여섯시가 채 안된시간이었는데 이미 웨이팅이 있었다. 다행히 그리 길지는 않아서 15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었다.


    저녁시간이라 디너세트를 시키기로 했다. 메뉴는 동양정 스테이크 2개루다가. 근데 재밌는 건 이 집이 유명한 건 토마토 샐러드인데, 나는 토마토를 먹지 못한다;;; 그래서 혹시 다른 메뉴로 바꿔줄 수 없냐고 물어보니까 그건 안된단다. 할 수 없이 친구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문제의 그 토마토샐러드. 특제 소스를 뿌린 토마토 하나가 떡하니 놓여져있고 밑에는 참치샐러드가 깔려있다. 오이도 먹지 못하는 내 입장에선 그야말로 대환장파티. 친구는 맛있다고 좋아했지만, 나는 1도 감흥이 없었다. 너 다먹어 그래.


    스테이크용 받침대. 뒷면에는 깨알같이 가게 역사를 홍보하고 있다. 둥글넓적한 것이 뭐랄까, 이걸로 볼기를 치면 되게 짝 붙는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스테이크가 등장했다. 스테이크는 은박지에 싸여서 나오는데, 이 은박지를 나이프로 찢으면, 후왁-하는 김과 함께 스테이크가 나타난다. 스테이크 맛은 사진에서도 보이듯 일단 육즙이 가득하다. 씹는대로 고소한 맛이 난다. 익힌 정도도 괜찮고, 왜 유명한지 알만한 맛이었다. 소스는 짠 맛이 좀 세고, 토마토 향이 강하다. 

    어떻게 싫어하면서 토마토 향을 아느냐? 초식동물이 감각만으로 다가오는 맹수를 피하듯, 이건 토마토다, 이건 오이다하는 느낌으로 간파할 수 있게끔 단련이 된 거지..

    그런데 한참 먹다가 J가 '자기는 함박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뜬금 선언을 했다. '별로 안 좋아한다.'란 말은 평소 호불호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이 친구 성격에는 '꽤 안좋아한다.'라는 것과 같았다. 내가 이 친구를 몇 년이나 봐왔는데도 얘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잘 몰랐구나.. 그리고 가기 전에 계획 얘기는 좀 제대로 해줄 걸 그랬구나.. 하는 미안함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분위기가 급 어색해지는 바람에, 서로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냐?'는 말만 되풀이하며 스테이크를 우겨넣었다.


    다행히 이 자리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백년푸딩'이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은 푸딩이 그 주인공. 밑에 커피 소스와 부드러운 푸딩이 진짜 맛있었다. 친구도 이건 진짜 맛있다며 맛나게 먹었다. 다행히 표정이 좀 누그러진것 같았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아까보다 몇 배는 더 긴 웨이팅이 눈에 띄었다. 이번 여행은 그래도 계속 반박자씩 빨라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색이 여행인데 숙소 뒤풀이는 해야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지하 과자코너로 내려갔다. 저번에 갔던 쾨니히스 크로네의 매대에는 크림샌드 대신 크림 슈 세트가 놓여있었다. 크림 슈야 실패하는 법이 없으니, 별 망설임 없이 하나 집었다.


    돌아오는 길에 텐노지 돈키호테에서 폼클렌징과 J가 쓸 돼지코를 사서 숙소로 걸어갔다. 중간에 있던 캐셔가 한국인(명찰에 카타카나로 한국 성씨가 쓰여있었다.)이었단게 함정. 길을 몰라서 이 길이 맞나했는데, 정말 쭉-가니까 숙소가 보였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음에도 막힘 없이 성공.


    (갑자기 사진 크기가 변한 건 폰카라서 그렇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있던 패밀리마트에서 호로요이와 주전부리 몇 개 더 사서 숙소로 복귀했다. 푸딩이 너무 맛있어서 친구나 나나 망설임없이 푸딩을 하나씩 더 집어왔다. 크림 슈는 안에 크림이 꽉 차있어서 달달하니 맛있었다. 여행 기간 동안 숙소에서 곶감 빼먹듯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첫날 밤이 지나고, 둘째날을 위해 서로 방에 들어갔다. '여기 전철 소리 크니까 이번에는 전철 소리에 깨겠지.'라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몰랐지.. 전철 소리보다 잠결에 내 코고는 소리가 더 대단하단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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