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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8. 토요일 여행일지(2) - 라피트, 신이마미야역, 신세카이, 앗치치혼포탁마_旅/`17.11 Osaka 2018. 1. 23. 21:32
칸사이 공항에 도착은 했는데, 정작 공항 사진은 1도 없다. 이번 여행 일본 도착해서 맨 처음 찍은 사진이 라피트 티켓이다. 이게 무슨의미냐.. 입국 수속부터 라피트 타기까지가 거의 작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예정보다 15분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가겠구나 했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이래. 김해 경전철에서 느꼈던 '오늘 사람 좀 있네'하는 느낌이 칸사이 입국 수속장에서 곱배기로 다가오게 되었다. 4월 여행만 하더라도 줄은 고사하고 입국장이 텅텅 비어서 짐찾으러 가는데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확실히 단풍철이라 그랬을까? 놀이동산에서나 볼 법한 줄이 늘어서있었다. 이 때부터 갑자기 돌아가는 머릿속.
'우린 무조건 라피트 가장 빠른 차인 14:35 차를 타야한다.'
애초에 라피트는 30분에 한 대 온다. 예를 들어 사진에 적혀있는 14:35차를 놓치면 30분을 기다려서 15:05 차를 타던지 아니면 비싼 돈주고 울며 겨자먹기로 공항특급을 타던지 해야한다. 일단 J와 나는 줄부터 나눠섰다. 그리고 먼저 끝나는 사람이 수하물 찾으러 바로 가있자고 하였다. 그리고 최대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권 커버 벗기고, 문서 빠진 거 없나 두번 세번 확인하고, 아주 별 쇼를 다했다. 앞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벅이는 게 있긴 했지만, 다행히 줄 자체를 빨리 선 덕에 한 15분 정도? 기다려서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좀 더 일찍 마치게 되어 후다닥 뛰어가서 짐부터 챙겨놓고, 그 뒤를 따라오는 J에게 짐을 건네주고 부리나케 공항 안으로 이동.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간 다음 길 건너 보이는 공항역으로 po직진wer.
난카이 매표소 사무실까지 딱 도착하니 남은 시간 15분. 그런데 우리 앞의 여행객이 영어가 안통하는지 직원하고 표를 산다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플리즈 패스트 하야쿠 표사고 나가이소. 그렇게 금같은 몇 분이 지나고 나서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종잇장같이 얇은 교환권 딱 내밀면서
'라피-토 치켓 후타츠 쿠다사이'
작전 끝. 임무 성공. 그렇게 라피트 자리에 딱 앉는 순간 J에게 하이파이브를 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성공했어.
날이 흐린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여행 왔는데 즐겨야지라는 마음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시전하며 목적지 신이마미야역을 향해 갔다.
그렇게 도착한 신이마미야역, 도우부츠엔마에역 앞 C모 호텔. 홈페이지에서는 예약만 하고 숙박비를 로비에서 지불하는 방식이라, 로비에 가서 순박하게 생기신 중년의 아저씨한테 결제를 해야했다.
이름 확인하고, 지폐를 내어 드리는데, 아저씨가 '하나, 두루'하면서 지폐를 한글로 세셨다. 깜짝 놀랐다. 그러더니 멋쩍게 자기 한국어가 괜찮냐고 하신다. 근데 정말 발음이 너무 깔끔해서 나도 모르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렇게 웃으면서 객실로 들어갔다. 전철이 바로 지나가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이번에도 'upper room'으로 해달라고 아주 간곡하게 써놨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8층이었다. 그런데 지난번 객실의 건너편 방이라 뭐랄까 좀 더 지하철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진짜 저층 예약하면 여긴 귀마개 필수일 것이다. 친구는 바로 건너편 방이었다. 대충 짐을 풀고 바로 나왔다.
숙소가 텐노지 구역에 있다? 그럼 멀리 갈 것도 없이 쟌쟌요코쵸 지나 신세카이, 통천각부터 들러야지. 그렇게 3번째 쟌쟌요코쵸를 지나 3번째 통천각을 만났다. 이번 여행에는 주유패스도 없거니와, 주말에는 통천각이 주유패스 혜택(입장료 무료)을 받지 못하는 곳이라 굳이 들어가보진 않았다. 의외로 애들 수학여행 명소더라 저기.
통천각까지 둘러본 뒤 J보고 '이 쯤 되면 쿠시카츠 먹어야해'하면서 다루마를 가려고 했는데, 왠걸 자리가 만석이었다. 시간도 살짝 애매해서 대놓고 배불리 먹기는 좀 그랬고, 근처에 간식이 뭐가 있나하다가 난바에서 유명하다는 타코야끼집인 '앗치치혼포'가 보였다. '타코야끼 먹을래?' 오케이 콜.
메뉴는 많다면 많다고 해야하나, 4종류의 기본 베이스에 마요네즈를 얹을거냐 말거냐로 나뉘였다. 우리는 소스마요네즈로 2개 주문했다. 다른 맛은 왠지 정이 안간다고 해야하나.. 소금맛 타코야끼라니..
난바에서는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여기는 가게도 그렇게 크지 않고 점원도 달랑 한 명. 손님도 거의 없었다. 홀에서 먹을 요량으로 들어갔을 때에도 중년 부부 한 팀이 다 먹고 슬슬 일어나려는 분위기였을 뿐. 첫 코에 잘못 꿰이는 거 아닌가 싶어 은근 불안한 생각도 들었다.
맥주를 시켜놓고 가게 주변을 둘러봤다. 뭐랄까, 1인 가게에 최적화된 크기라고 해야되나. 분식집같은 단출함이 느껴졌다.
티비에서는 스파이더맨이 더빙 방영되고 있었다. J랑 수다도 떨고, 티비도 보면서 타코야끼가 나오길 기다렸다.
붕어빵처럼 뚝딱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반죽 붓고 익히고 문어 넣고 익히고 뒤집고 익히고..
하여튼 꽤 인내심이 필요한 메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거기다 미리 주문을 하고 밖에 있었던 건지 갑자기 손님들이 와서는 완성된 타코야끼를 먼저 가져가기도 했다.
그렇게 맛보는데 성공한 타코야끼. 바삭한 느낌을 기대했는데, 속이 생각보다 많이 물렁해서 거의 밀가루 풀에 소스를 적셔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많이 뜨겁다.. 맥주로 입을 식혀가면서 접시를 비울 수 있었다.
맛 자체는 고개가 조금 갸우뚱해지는 맛. 타코야끼가 이랬나? 싶은 느낌이었다. 그냥 가볍게 먹기 좋은 간식거리였다.
요기를 끝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어차피 저번하고 똑같은 시간인거, 똑같이 움직여보기로 했다. 가자. 아베노하루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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