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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7. 토요일 여행일지(5) - 도쿄 서브웨이 티켓, 긴자 키무라야탁마_旅/`18. 11 Tokyo 2018. 12. 6. 00:07
다음 목적지는 긴자였다.
긴자로 가기 위해 스카이트리 옆에 있는 오시아게역으로 이동했다.
가뜩이나 일본 지하철은 복잡한데, 특히 도쿄 지하철은 말도 안되게 복잡하다.
계획을 짜면서 '지하철을 운영하는 회사가 제각각이라 요금 체계가 다 다르다.'라는 말을
어디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하나 했는데 지도를 확인하면서 느꼈다.
과장 좀 보태서 지하철 환승 기준에 맞추어 여행계획을 짜야했을 정도로 복잡했다.
당장 스카이트리에만 해도 '스카이트리역'과 '오시아게역'이 있는데
두 역은 각각 운영하는 회사가 달라서 서로 환승도 안될 뿐더러 아예 노선에 접점이 없다.
도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지하철 노선을 숙지해서 덤태기 쓰지 않으시기를.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된 점을 정리하면 도쿄의 철도교통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1. JR선. 지하철이 아닌 일반 철도에 해당한다.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야마노테선'이 대표적인 JR선이다.
순환선이라는 이유로 흔히 서울 지하철 2호선에 비유하지만, 하나는 지하철이고 하나는 철도다.
2. 도쿄메트로&도영(都營)지하철.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지하철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두 곳도 분리해서 생각해야한다. 패스권이 없다면 양 측 노선의 환승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패스권을 사니까 묶어서 생각할 수 있겠다.
3. 사철. JR선도 민영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기원을 따져보면 국철에 해당되는데,
일본의 사철은 얄짤없이 일반 회사가 세운 노선이다.
우리나라의 철도사업은 거의 코레일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다보니 사철의 개념이 익숙치 않아 많이 헷갈린다.
'토부'나 '세이부', '케이세이' 등의 이름이 붙은 노선은 다 사철이라고 보면 된다.
아키하바라로 가는 츠쿠바 특급이나 오다이바로 가는 유리카모메선도 모두 사철이다. 지하철로 한 방에, 환승없이는 못 간다.
잘 안다니는 노선이나 공항특급 같은 경우 사철이 많다. 앞서 구입한 액세스특급이나 스카이라이너 모두 사철이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분류가 되는데, 핵심은 1, 2, 3은 각각 다른 노선과 공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승이 안되고, 만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갈아타겠다고 한다해도
역에서 역으로 이동을 해야하니 또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도쿄 여행에서는 대중교통 파악하는게 되게 복잡하면서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번 글은 왜 이렇게 잡설이 길었는지 모르겠다.
굳이 이런저런 생각을 안하고 싶다면 '도쿄 서브웨이 티켓'이 제일 편하다.
저 위에 설명한 내용중 2번 노선에 한해서는 자유롭게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로만 해도 주요 노선은 다 갈 수 있으므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3일권을 낱장으로 사면 1500엔. 스카이라이너와 세트로 사면 조금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조금 더 싸게 사갈 수 있다고 한다.
처음 개찰구에 넣으면 이렇게 일시가 찍혀나온다.
저 시간까지는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오사카 에코카드처럼 이동 경로를 기록해주면 더 기억에 남았을텐데
그렇게까지는 안해놨다. 저걸로 엄청 다니긴 했는데 뭔가 아쉽..
1번 플랫폼에 있는 A마크가 도영지하철 표시, 그 옆의 까만 지하철은 사철, 2번 플랫폼의 파란 지하철도 사철.
도쿄 시내 역을 가면 거의 대부분 이런 식이다. 서브웨이 티켓을 샀다면 그냥 알파벳만 따라다니면 된다.
그렇게 도착한 긴자.
강남(안 가봐서 모르지만!)에 비교되는 고오오급 번화가이다.
근대부터 자리하던 번화가다 보니 길은 생각보다 좁았다.
하지만 건물들이 부스러기 한 톨 없을 정도로 정갈하게 늘어선 거리를 보고 있자니
과연 옛날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천지 같았을, 그런 대단한 거리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품경제 때, 긴자 땅을 판 돈이면 일본 땅을 다 살 수 있다는 농담도 있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씨게 술 마실 것도 아니면서 긴자에 온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세계 최초로 단팥빵을 만든 가게, 키무라야를 찾아갔다.
개항 이후 서양문물이 한창 들어오던 19세기 말에
키무라 야스베라는 무사 출신 상인이 빵에다가 단팥앙금을 넣어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게 대박을 치면서 마침내 일왕가에까지 진상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와 맛이 사뭇 궁금했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좁았다.
저렇게 매대에 여러 종류의 빵이 진열되어있는데
단순히 단팥빵만 있는게 아니라 흰앙금빵, 통팥앙금빵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도 있었다.
더 나가서 아예 쿠키류의 빵들도 있었다.
인기 좋은 메뉴들은 진작에 다 팔리고 없었고, 대신 남은 메뉴 중에 원조 단팥빵과 흰앙금빵, 살구잼빵을 샀다.
까먹고 사진을 안 찍었는데 시식평을 하자면
1. 일단 크기가 작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팥빵보다는 황남빵 같은 만쥬 크기에 가깝다.
2. 빵이 생각보다 부드럽지 않다. 일반 빵처럼 쭉쭉 찢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고기씹듯 질긴 느낌까지 든다.
먹다보면 빵이 '억세다'는 느낌까지 든다.
3. 흰앙금빵은 생각보다 뻑뻑하고 투박한 맛이었다.
4. 살구잼빵은 살구향이 진한것이 맛은 좋았는데, 빵이랑은 조금 안맞는 느낌이었다.
5. 원조 단팥빵의 경우 팥이 그리 달지 않다. 앙금은 꽉차있다.
그리고 중간에 벚꽃절임(농담이 아니라 진짜다)을 박아놨는데,
이게 좋게 말하면 짭짤하니 입가심을 시켜주고, 나쁘게 말하면 되게 언밸런스한 느낌을 준다.
친구와 같이 먹었는데 나는 굳이 따지자면 '호'였고, 친구는 '불호'였다.
단팥빵이 왜 짜냐며 화를 낼 정도였으니..
여튼 빵 자체의 맛은 기대한 거에 비해서는 그만했지만, 역사와 전통을 먹는다는 느낌으로 음미했다.
아, 그래도 우유하고는 기깔나게 잘 어울린다.
하지만 왠지 일본 갔을 때마다 사먹던 슈크림이 그립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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