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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20. 화요일 여행일지 - 아메요코 시장, 우에노 공원, 스카이라이너
    탁마_旅/`18. 11 Tokyo 2019. 3. 4. 21:24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그렇게 쏟아지던 비는 어디 갔는지 쾌청한 하늘이 다시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다.

    일본 다닐 때마다 날씨가 안 도와주는 것 같아 야속했지만,

    그래도 가는 날 이렇게 맑은 게 어디랴.


    어차피 우에노 역에서 공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우에노 근처에서 놀기로 했다.

    이 날은 아사쿠사역으로 가지 않고 반대쪽에 위치한 타와라마치역에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우에노역 코인락커에 짐을 맡겨놓고,

    역 앞에 있는 아메요코 시장으로 이동했다.

    조금은 낡은 듯한, 길거리 시장이었다.


    나중에 왼쪽의 OS 드러그에서 선물을 사갔다.

    값이 다른 드럭스토어에 싼데 비해 현금만 받고 면세 혜택이 없다는 게 특이한 가게이다.


    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아메요코시장이고,

    오른쪽은 우에츈이라고 써있는데 평범한 시내같은 골목이 등장한다.

    대구 출신 친구가 이 광경을 보고

    '이거 완전 대구 동성로 같은데?'

    라고 감탄했다.

    동성로를 안가봐서 모르긴한데 뭔가 특이한 구조임에는 분명했다.


    먼저 아메요코시장쪽을 보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전형적인 관광지 시장이다.

    특이한 건 중간에 호떡이니 떡볶이니 하면서 한국식 길거리 음식을 파는 집이 있는데

    아주 줄을 서서 먹고 있었다.

    더 가관인건 우리나라식 핫도그(그 후랑크에 밀가루 반죽 입힌 그거) 가게였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여기는 가게 입구가 안 보일 정도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가격도 배는 비쌌던 거 같다. 그런데도 뭐 다들 맛있다고 우물거리고 있었다.

    우리가 타코야끼같은 거 줄서서 먹는 걸 보면 일본인도 비슷한 생각을 하려나?


    아메요코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아까 오른쪽에 있던 우에츈 쪽으로 이동했다.

    일본의 여느 시내와 크게 달라보이는 건 없었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역쪽에는 우에노 공원이 있다.


    우에노 '은사' 공원.

    일왕가가 특별히 하사해준 공원이란 뜻이다.

    실제로 1800년대에 지은 공원이고, 일왕이 한창 권위가 강할 때였으니 

    이런 네이밍을 붙일 만도 했겠다 싶다.


    초입에 야트막한 계단이 있어서 산을 깎아 지었나, 

    생각보다 그렇게 넓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공원 산책을 시작했는데,

    이런,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내부에 절이며 신사며 있을게 다 있었다. 


    동물원도 있다. 팬더가 유명하다고 한다.

    심지어 동물원이 워낙 넓어서 모노레일도 따로 운영한다고 한다.

    한 때 세계 최고의 지가를 자랑하던 동네에서

    용케 이렇게 넓은 공원이 살아남았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공원 내부의 절.

    절도 있고 신사도 있고 다 스까부렀다.


    '절' 옆에 있던 오미쿠지 묶음이랑 에마.


    공원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이렇게 넓은 광장이 나온다.


    한옥마을 스벅처럼 일본 전통 지붕 양식으로 지은 스벅도 눈에 띄었다.

    커피나 한 잔 할까 했는데, 수학여행 온 아해들에 의해 점령당했다.

    여기도 시골 학생들은 수학여행으로 도쿄 오고 그러나보다.


    광장 안쪽에는 큰 연못과 일본 근대 미술관이 있다.


    때에 맞추어 분수도 나온다.

    해가 너무 쨍쨍해서 더웠는데, 분수 옆에 있으니 그나마 좀 시원했다.

    나중에 보니까 햇빛에 얼굴이 다 탔더라.


    천엔짜리 지폐의 인물, 노구치 히데요.

    공원 안쪽 숲길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유명한 세균학자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보다는

    방탕한 사생활로 이래저래 말이 많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뭐 사람의 평가는 제각각이니까.


    점심으로 규동을 먹자고 해서

    역 앞의 마츠야로 갔다.

    그러고보니 일본여행 와서 처음 먹는 규동이었다.


    남자라면 대짜는 먹어줘야지.


    그냥 무난-----한 맛이었다.

    우삼겹을 간장에 볶아서 먹는 맛?


    구경을 마저하고 스벅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기차를 타러 갔다.


    스카이라이너는 도쿄 시내에서 나리타로 가는 가장 빠른 노선이다.

    물론 가격이 조금 있긴 하지만, 빨리 가고 편하게 가려면 이거만한게 없다고 해서

    처음에 스카이라이너 편도권과 같이 구입한 것이었다.


    라피트보다는 KTX에 가까운 비주얼이었다.


    표는 교환권을 창구로 들고가서 교환받아야 한다.

    미리 우에노 역에서 시간을 예상해서 받아놨다.

    표만 놓고 보면 라피트랑 큰 차이를 모르겠다.


    좌석도 넓고 음식 먹을 테이블도 있다.

    마지막까지 1일 1푸딩을 지키려는 저 악착같음을 보라..


    표에 적힌대로 40분 정도 달리면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다.


    나리타에 도착해서 마지막 한 컷.

    여기서 짐 정리해서 비행기에 올랐다.




    이렇게 첫 도쿄여행은 끝이 났다.

    나름 많이 준비했음에도 생각만큼 한 게 없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여행이었다.


    개인적으로 도쿄를 너무 겉핥기로 다닌게 아쉬웠다.

    좀 더 천천히 다니고, 한 군데를 자세히 보아도 될 법했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도쿄라고 생각해서 욕심이 앞선게 결국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던 것 같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도쿄라는 동네 자체는 훌륭했다.

    수도답게 복잡하면서도 옛 정취가 남아있는 동네였다.

    시부야니 신주쿠니 하는, 말로만 듣던 동네들을 직접 거닐면서 기존의 여행과는 색다른 대도시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일행의 소중함을 알게해준 여행이기도 했다.

    친구가 없었으면, 아마 이번 여행은 진짜 삿포로는 애교일 정도로 많이 헤멨을지도 모르고

    기껏 여행 와놓고 '뭐 계획대로 되는게 없어!'하면서 엄청 투덜대면서 자포자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가 있어서 '내가 좀 더 참자, 그래도 내가 계획한 여행이다.'를 되뇌며 길을 걸어갔고

    길을 헤멜때마다 기가막힌 능력으로 길을 찾아내는 친구가 있어서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혼여도 좋지만 이렇게 친구와 같이 오는 여행도 충분히 느낄 점이 많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다음에 친구와 가면 좀 더 양보하고, 좀 더 알찬 여행으로 꾸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 여행은 언제 갈 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와 같이 간다면 계획부터 서로 상의해서 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도쿄 여행기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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