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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9. 월요일 여행일지(5) -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
    탁마_旅/`18. 11 Tokyo 2019. 3. 3. 22:51

    잠깐만 구경한답시고 친구에게 와이파이 에그를 맡겨놓고 아키하바라를 돌고왔다.

    중간에 길을 헤매서 5분 정도 늦긴했지만, 

    어쨌든 원래 친구와 접선하기로 했던 스타벅스는 찾아서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친구가 보이질 않았다. 

    멘붕. 얘가 어디로 샜을 거 같진 않은데.. 도대체 어딜 간거야??

    결국 아키바역을 돌면서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다 뒤져봤지만 친구는 보이질 않았다.

    30분을 넘게 헤매다보니 완전히 눈알이 돌아가고 체력은 방전이 되어서 어쩔줄을 몰랐다.

    그러다 맨 처음에 갔던 스타벅스에 2층이 있다는 걸 깨닫고 2층으로 올라가자

    느긋하게 유튜브를 보고 있는 친구를 찾을 수 있었다.

    '너 왜 여기 있어...ㅠㅠ'

    '... 여기 스벅이잖아? 너 왤케 늦었어'

    그래도 군말 않고 기다려준 친구가 정말 고마웠다.


    어쨌든 다시 정신차리고 마지막 목적지로 이동했다.

    생각해보면 1일 1전망대는 했던 거 같은데,

    이번에 간 전망대는 유료전망대.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였다.


    모리 타워는 전시관, 미술관, 전망대가 분리되어있다.

    전망대는 사전에 한국에서 대행사를 통해 미리 예매를 해놓았다.

    이메일로 예약확인서를 주긴 하는데, 

    내 기억에는 꼭 출력을 해서 들고가야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게 주의사항으로 크게 적혀있었던 것 같았다.

    미술관과 전망대까지는 전망대 티켓으로 한 번에 관람이 가능하지만,

    전시관은 별도로 요금을 내야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다.

    '카드캡터 체리' 전시회를 하고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지만,

    요금도 꽤 살벌하고 워낙에 소녀소녀한 곳이라는 티를 내고 있어서

    차마 예약을 신청하지는 못했다.


    날이 궃어서 경치가 잘 보일거란 생각은 안 들었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야경은 나쁘지 않았다.

    도쿄타워가 정중앙에서 보이는 이 곳이 가장 베스트 스팟이었던 것 같다.


     나머지 경치들은 고만고만.

    아래 사진 아래 부분을 보면 하얗게 반짝거리는 부분이 있는데,

    저기가 갤럭시 일루미네이션이 진행되는 곳이었다.

    갤럭시 핸드폰 만드는 그 회사가 후원하는 일루미네이션인데,

    다시 보니 가로수에 조명 걸어놓은 거였네.


    전망대 옆에는 도라에몽 작가와 한 팀으로 활동했던 작가(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의 기획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둥글둥글하고, 공상과학을 다루던 도라에몽과는 달리

    이 작가의 전체적인 작품은 '기괴함'이 가득했다.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사람 내면의 어둠이나 은밀한 감정을 괴기스럽게 묘사했다고 해야하나?

    마치 토요미스테리 극장을 보는 듯한 언짢음이 작품 전체에 깔려있었다.

    사진은 전시된 작품 중 하나인데,

    저렇게 까만 액자에 플래쉬를 켜고 사진을 찍으면 저렇게 그림이 드러난다.


    https://www.mori.art.museum/jp/exhibitions/catastrophe/

    아래 층의 전시장에서는 재난을 다룬 현대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피해를 작가들이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를 묘사하는 작품들이 위주였는데,

    역시 현대미술답게 심오한 맛이 있었다. 

    그렇다. 이해를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비참한 심정만큼은 느껴졌다.

    이런 재난 앞에서 너무나도 무력한 것이 인간이지만, 또 거기서 희망을 찾는 것도 인간이다.

    노아가 방주에서 비둘기를 날렸듯이 말이다.


    궃은 날씨는 결국 비로 이어졌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와서 이동하는데 꽤나 고생했다.


    역시 여행의 마지막은 지갑털기다. 아사쿠사 돈키호테로 이동했다.

    원래 혼자서 돈키호테를 오면 거의 한두시간은 우습게 구경을 하는데,

    아무래도 친구도 같이 오고 해서 필요한 물건들 위주로 슥슥 집어서 계산을 마쳤다.

    한 때 조지아 맥스를 거의 링거꼽듯이 달고 살았는데, 

    어느샌가 아-아가 입에 맞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도 못잊어서 하나 사서 마셨는데, 기분 탓인가 우리나라 맥스보다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1일 1푸딩 원칙을 성실히 준수한 이번 여행이었다.


    웃기게도 그렇게 일본 여행을 많이 다녔으면서

    에비스 맥주는 이 날 처음 마셔봤다.

    그런데 비싼 값을 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맛있었다.


    그렇게 여행도 마무리가 되고, 내일은 비행기 탈 때까지 시간을 때워야할 필요가 있었다.

    스카이라이너는 우에노역에서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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