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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13. 화요일 여행일지 - For more joy
    탁마_旅/`18. 3 Hokkaido 2018. 7. 16. 23:03

    비행기는 오후 1시 반 비행기였다.

    호텔에서 공항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이니 좀 여유롭게 출발할까하다가 혹시나하는 마음에

    9시 21분 버스를 타자 생각하고 알람을 맞춰놨다.

    다행히 7시 30분에 기상해서 천천히 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천천히 챙겼나 벌써 9시가 다 되었다.

    약간은 서두르는 느낌으로 숙소를 빠져나와야했다.

    숙소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후기로 더 설명해야겠다.


    썬루트 삿포로 호텔의 특장점은 공항행 버스를 바로 길건너에서 탈 수 있다는 점.

    (cf. 공항에서 호텔로 바로 가지는 못한다!)

    버스 시간 20분전에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뒤로 캐리어를 끌고 온 사람들이 줄을 쫙 서있었다.

    호텔의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이윽고 기다려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요금은 1030엔.

    내가 탄 정류장이 첫 정류장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은 곳이었는데 여기서만 좌석의 90% 이상이 들이찼다.

    버스는 일반 시외버스 크기와 비슷했다. 대신 짐이 한가득있다보니 더 비좁게 느껴진다..

    버스 내부가 워낙 비좁아서 사진 찍을 여력이 없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전날 못먹은 마츠야며 그렇게 맛나던 토리톤 간판이 지나갔다.

    왜 여행만 오면 그 좋던 입맛이 뚝 떨어지는지... 유별난 위장이 야속했다.


    중간에 바로 버스가 만원이 되는 바람에 지나가는 정거장마다 '만석입니다.'라며

    손님을 태우지 못하는 상황을 들으며(워낙 깊숙이 들어가있어서 상황을 직접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만약 저 손님이 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공항까지는 딱 1시간 반이 걸렸다. 계산을 잘못했으면 오히려 빠듯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의외로 승객의 대부분은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항공편이 도쿄-삿포로 노선이라는게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국제선 공항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휑하다.

    가게도 몇 군데 없어서 속으로는 '대전터미널만 못한거 아니냐'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그나마 구경거리는 대부분 국내선 터미널에 몰려있는데다가 시간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서

    국내선 터미널에 가서 밥을 먹겠다는 계획은 얌전히 접어둘 수 밖에 없었다.


    걱정했던 수하물은 다행히 기준을 넘지 않았다.

    갈때 이미 9kg의 수하물을 싣고간 터라 이번에는 무조건 넘겠다며 

    나름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얻어낸 쾌거(?)였다.

    그럼 대체 옷도 그렇게 안 무거웠던 지난 가을 여행에서는 왜 수하물이 오버 직전까지 갔던 거였을까..


    가는 길에 뜻밖의 일을 겪었다. 바로 어제 같이 여행했던 가족 분들을 다시 만났던 것.

    따님은 보이지 않고 내외분만 계시길래 몇마디 말을 나눴는데, 가는 비행기가 오후 6시에 있다고 하셨다.

    황당해서 그럼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왜 오셨냐고 물어보니 따님이 계획한 거라 잘 모르겠다고 답을 하셨다.

    아무래도 따님은 공항구경을 여기저기 하실 계획이셨나보다.

    아저씨는 중간에 어제 여행에서 사진 많이 찍는 거 봤다면서 혹시 블로그같은 거 하냐고 물어보셨다.

    너무나도 날카로운 질문에 뭐라 답은 못하고 그냥 남는게 사진이라 찍는다고 얼버무렸다.

    서울 사는 사람은 다들 이리도 최-신 문물에 익숙한 것인가..

    어쨌든 그렇게 다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국내선 터미널까지는 못 가더라도 안쪽으로 한 번 가볼 수는 있겠다 싶어 조금 들어가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로이스 초콜렛 월드가 있었다.

    그 생초코로 유명한 로이스 맞다. 센텀에도 들어와있더만 ㄷㄷ


    찰리는 없지만 어쨌든 초콜릿 공장을 일부 재현해놓았다.

    실제 제품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컨베이어벨트의 동작 영상(소리주의!)

    석가면 대신 초콜릿을 든 꼬맹이. 난 초콜릿을 그만두겠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키티랜드도 있다.

    아예 키티 카페가 있어서 애들이랑 같이 쉴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가격도 이리저리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비싼 느낌은 아니었다.


    도라에몽 파크도 있었다.

    진짜 국내선 터미널에는 별별게 다 있구나 싶었다.

    그렇게 공항 구경을 마치고 면세 쇼핑에서 동전까지 떨어내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 국제선 터미널에 식당이 있긴 하다. 헌데 암만 봐도 식욕이 동하지 않아서 포기했다.

    가는 마당에라도 좀 기억에 남을 만한 걸 먹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렇게 홋카이도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원한 여름이나 눈에 푹푹 파묻히는 겨울에 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홋카이도는 공기가 맑고 깨끗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 사람들도 쾌활하고 활기가 넘쳤다.

    오사카의 자유분방함과는 다른 절제된 느낌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홋카이도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곳이었다.


    오히려 이번 여행은 나 자신에게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순 없을 것 같았다.

    너무 즉흥적이었고, 많이 헤맸으며, 더 즐기지 못했다.

    다음 여행은 좀 더 알차고, 즐길 수 있게, 그리고 그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여행으로 만들자고 다짐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홋카이도 여행기 끝! 이제 후기들 남겨야겠다.

    불볕더위에 눈에 파묻히던 기억들이 떠오르니 또 여행이 생각나기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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